조길익 소장의 조경더하기 26

눈 덮인 겨울이면 나무줄기가 흰 눈과 대비돼 유독 눈에 띄는 나무가 있다. 붉은색의 나무껍질은 고요한 겨울의 분위기를 보다 밝게 연출하는데, 설경을 배경으로 한 붉은 가지는 매혹적이기까지 하다.

여름철엔 보지 못했던 친구라고 의아해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은 전부터 그곳에 꿋꿋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한창 자랄 때야 무성한 잎으로 속살을 가리고 있었으니 줄기를 볼 여지가 없었기에 이 나무가 그 나무인가 싶을 것이다.

바로 홍서목(紅瑞木)이라고도 불리는 흰말채나무(Korean Dogwood) 얘기다. 여기서 궁금증이 든다. ‘흰’은 무엇이고, ‘말채’는 무엇이며, 또 ‘Dogwood’는 무엇일까?

흰말채나무라는 이름은 열매가 희어서 붙여졌고(참고로 말채나무의 열매는 까맣다), ‘말채’라는 이름은 이 나무가 말의 채찍으로 쓰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나뭇가지는 가늘고 길며 잘 휘어지면서 약간 질긴 성질이 있다. 봄철 한창 물이 오를 때 가느다랗고 낭창낭창한 가지는 말채찍을 만드는 데 그만이었을 것이다. 또한 ‘Dogwood’는 이 나무의 껍질이나 열매를 달인 물로 진드기가 붙은 개를 목욕시키거나 개에 물린 상처를 치료하는 데 사용돼 붙었다고 짐작된다.

흰말채나무는 층층나뭇과의 다간성(多幹性)이며, 잎이 지는 떨기나무로 우리나라에서 자생하고 있으며, 여름에는 푸른빛이 돌다가 겨울이 깊어갈수록 광택이 있는 붉은빛을 많이 띤다. 그래서 관상수로 가치가 높아 공원이나 정원에 많이 심고 있으며 우리가 관리하는 아파트 단지에도 군데군데 심겨 있다.

흰말채나무의 꽃은 흰색으로 5~6월에 가지 끝에서 자잘한 개체들이 무리 지어 피며 열매는 7~9월에 푸른빛을 띠는 흰색으로 익는다. 흰말채나무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아무래도 붉은 나무껍질을 꼽을 수 있겠다. 그래서 아파트 단지에 조경용수로 군집해 심어도 잘 어울린다. 그뿐만 아니라 정원수나 공원수, 가로수로도 훌륭하며 산 울타리나 경계식재용으로 심으면 매우 좋다.

유사한 종으로는 노랑말채나무가 있는데, 흰말채나무와 마찬가지로 잎이 지는 떨기나무로 열매는 흰색이나 나무껍질이 노란색인 것이 다르다. 그리고 말채나무는 흰말채나무와는 달리 키가 작지 않고 큰키나무이며 나무껍질은 징그럽게 그물처럼 갈라진다. 곰의말채나무 또한 그렇다.

※ 관리 포인트
- 번식은 가을에 종자를 채취해 노천 매장했다가 이듬해 봄에 파종하는 실생(實生) 또는 꺾꽂이로 한다.
- 내한성이 강해 중부 내륙지방에서도 겨울나기가 가능하며, 음지와 양지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잘 자란다.
- 흙 깊이가 깊고 비옥한 땅을 좋아하는데, 바닷가나 도심지에서도 잘 자라는 편이다.
- 지상으로 많은 줄기가 나와서 자라므로 된다듬질(强剪定)로 전체적인 모양을 잡아주는 것이 좋다.
- 전정 후에 반드시 절단 부위에 발코트 등을 발라서 줄기가 마르거나, 질병에 걸리는 것을 방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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