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익 소장의 조경더하기 30

진달래꽃은 산 너머 어디에선가 따스한 봄바람이 보드랍게 불어올 때쯤 피는 꽃이다. 동네 앞산은 물론 바위가 있는 높은 산꼭대기까지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대표적인 우리네 봄꽃인 것이다. 진분홍 꽃이 잎보다 먼저 무리 지어 피는 모습은 고향을 잊고 사는 우리에게 잠시나마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진달래(Korean Rosebay) 나무는 진달랫과의 낙엽 떨기나무다. 꽃을 먹을 수 있어서 참꽃이라고 부르는데 꽃 색깔이 붉은 것은 두견새가 밤새 울어 피를 토한 것이라는 전설 때문에 두견화(杜鵑花)라고도 한다. 전국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꽃이기에 국화로 지정하자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는 만큼 우리 민족과는 매우 친숙한 꽃이다.

또한 색상에 진달래색이 있을 만큼 어느 꽃도 흉내낼 수 없는 독보적인 색감을 자랑한다. 더 예쁘게 만들기 위해 육종(育種)이란 이름의 성형수술을 받지 않아도 충분히 예쁜 자연 미인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관리하는 아파트 단지에도 철쭉류를 대신해서 듬뿍 심고 싶은 나무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 시 한 수쯤은 암송하고 있을법한데, 김소월 님의 ‘진달래꽃’이다. 시원하게 이별을 말하지만, 사실은 죽어도 보내기 싫어 꺼이꺼이 통곡하는 화자의 마음을 그대로 담고 있다. 그래서일까 진달래꽃처럼 불타는 사랑의 표현으로 백 년 가까이 사랑을 듬뿍 받아 온 역설의 대표 시다.

진달래는 선비들의 시가(詩歌) 속에도 자주 등장하는데 꽃잎을 따다 두견주를 담가 마시거나, 화전을 부쳐 먹으며 봄날을 즐기기도 했다. 진달래꽃은 독성이 강한 철쭉과 달리 식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진달래와 철쭉은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데 진달래는 잎이 나기 전에 꽃을 피우고 철쭉은 잎이 같이 나거나 잎이 난 뒤에 꽃을 피운다. 진달래 잎은 뾰족하고 철쭉잎은 둥글어서 잎 모양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참꽃나무겨우살이’라고도 부르는 ‘꼬리진달래’는 상록관목으로 향기가 좋은 것이 특징이며 희귀식물로 지정돼 있다. ‘털진달래’는 진달래에 비해서 고산지역에 자라며 어린 가지와 잎, 잎자루에 털이 늦게까지 남아 있고 꽃은 더욱 늦게 핀다. 매우 드물게 볼 수 있는 진달래로는 꽃이 흰 ‘흰진달래’, 잎이 넓고 (타)원형인 ‘왕진달래’, 잎 표면에 광택이 있고 양면에 사마귀같은 돌기가 있는 ‘반들진달래’가 있다.

특히 높은 산 바위 지대에서 자라는 ‘산진달래’는 ‘꼬리진달래’와 함께 상록수인 점이 다르다. 진달래꽃 명소로는 여수 영취산, 창원 천주산, 강화 고려산 등이 꼽힌다.

진달래 씨앗주머니
진달래 씨앗주머니
진달래나무 줄기
진달래나무 줄기

※ 관리 포인트
- 토양을 가리지 않고 잘 자라지만, 대기오염에 약해서 도심에서는 생장이 불량하다.
- 번식은 가을에 익은 종자를 채취하여 두었다가 봄에 이끼 위에 파종한다.
- 산성 토양을 좋아하므로 마사토에 피트모스(peat moss) 또는 잘게 썬 이끼를 30% 섞은 흙에 심는다.
- 반음지 식물이지만 양지에서도 잘 자란다. 정남향보다는 동남향이나 서남향을 더 좋아한다.
- 노지(露地)에서 겨울나기 하며, 건조한 땅보다는 적당히 습한 곳에서 더 잘 자란다.
- 씨뿌리기, 포기나누기, 꺾꽂이를 통해 증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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