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익 소장의 조경더하기 21

가을이 깊어지면 모과는 모양새뿐만 아니라 향기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대체로 서리가 내리고 단풍 든 노란 잎이 가지에서 떨어질 즈음의 모과 향이 으뜸이다. 노랗게 잘 익은 모과는 자동차 뒷좌석이나 거실 또는 서재에 둬도 좋다. 서너 개만 둬도 문을 열 때마다 스멀스멀 퍼져 나오는 향이 우리를 기분 좋게 하는 천연방향제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흔히 모과(木瓜, Chinese quince)는 못난이의 대명사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옛말이 있듯 쭈글쭈글하고 울퉁불퉁한 타원형 열매는 못생긴 축에 든다. 하지만 과실에서 풍기는 향이 매력 포인트다. 은은하고 그윽한 향은 마음에 여유를 주고 심신을 편안하게 해주고도 남는다.

모과란 이름은 ‘나무에 달린 참외’라는 뜻의 목과가 변한 것이다. 잘 익은 열매는 크기와 모양에서부터 색깔까지 참외를 쏙 빼닮은 연유다. 봄에 연분홍색 꽃이 피며, 여름내 무럭무럭 자라다가 가을이면 점점 우락부락해지며 못생겨지는데 그 열매가 바로 모과다. 과일이 못생겨서, 향이 좋아서, 그런데 씹으니 맛이 없어서 세 번 놀라고 여기에 모과차의 효능을 생각하면 네 번 놀라도 좋을듯하다.

모과나무 수피
모과나무 수피

중국이 고향인 모과는 들어온 지 오래된 과일나무로 맹아력이 왕성하다. 장미과의 갈잎큰키나무로 나무껍질은 붉은 갈색과 녹색 얼룩무늬가 있으며, 해마다 묵은 껍질 조각이 비늘 모양으로 벗겨진다.

모과나무
모과나무

목재는 장식재, 조각재, 가구재로 쓰이는데, 작은 열매에 털이 잔뜩 붙은 털모과도 있다. 유사종으로는 풀명자나무, 참명자나무, 명자나무, 잔털명자나무가 있으며, 분재로도 인기가 많은 나무다.

모과나무 꽃
모과나무 꽃

모과나무의 붉은별무늬병은 향나무에서 녹병(綠病)을 일으키는 균이 날아와 시작된다.

특히 비 온 후 향나무에서 발아되며, 이 균이 장미과 수목인 배나무나 사과나무, 명자나무 또는 모과나무 등에 옮겨 피해를 주는 것이다. 따라서 기주식물인 향나무와 가까운 거리에 심지 않도록 한다.

우리가 관리하는 단지에도 어김없이 심긴 모과나무. 초겨울까지 달린 노오란 모과를 오래도록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다 삭풍에 하나둘씩 떨어져 낙엽 위로 뒹굴어도 멋진 풍경이 될 텐데 말이다.

모과나무 잎
모과나무 잎

오송 생명과학단지에 수령 500년 된 천연기념물 모과나무가 위풍당당하게 서 있지만, 창녕의 어느 펜션 마당에 옮겨심은 수령 450년 된 모과나무도 떨어진 과실로 모과밭을 이루며 은은한 향으로 저무는 가을을 아쉬워한다.

※ 관리 포인트
- 수세(樹勢)는 강건하며, 양지바른 곳에서 잘 자라며 추위에도 잘 견딘다.
- 생육환경은 염기와 공해에 강하며, 토심(土深)이 깊고 비옥한 땅이어야 잘 자라며, 개화와 결실이 잘된다.
- 관상용으로 심으며, 얼룩진 나무껍질이 보기 좋아 뜰에 심어도 훌륭하다.
- 번식 방법은 실생(實生)으로 가을에 종자를 채취하여 한데 묻어두었다가 봄에 심는다.
- 붉은별무늬병은 겨울에 포자가 발아하기 전에 약제를 뿌리거나, 비가 온 후에 바로 약제를 방제하면 효과적이다.
- 11월에서 1월 사이에 조금 무리하게 가지치기를 하거나 순지르기해도 생육이 왕성하므로 회복이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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