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익 소장의 조경더하기 25

요즘처럼 눈보라에 혹한이 몰아칠 때면 한 번쯤 오르고 싶은 산이 있다. 때가 정월(正月)이라면 마음도 새롭게 다질 겸 겨울 산으로 인기 만점인 태백산이 제격일 터. 그 여정에서 천년을 훌쩍 넘어 백두대간을 오롯이 지키고 선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의 주목을 만난다는 것은 여간 기쁘지 않을 것이다. 주목이 태백산국립공원의 깃대종으로 보호받고 있는 이유다.

주목(朱木, Japanese Yew)은 주목과의 늘푸른 바늘잎 큰키나무로 나무줄기의 겉은 물론 속까지 적갈색을 띠어 ‘붉은 나무’라는 뜻의 주목이라 이름 붙여졌다.

주목이 속한 속한 바늘잎나무 집안은 대부분 솔방울을 달고 있는데, 이웃들과는 달리 특별한 모양의 열매를 달고 있다. 4월에 꽃이 피고 9월에 열매가 익는데 열매는 컵 모양의 고운 분홍빛에 흑갈색의 씨앗을 가운데에 담아두는 독특함을 자랑한다.

우리가 관리하는 아파트 단지에서도 소나무와 함께 볼 수 있는 늘푸른나무 중 하나로 주목할만하다. 이유인즉슨 지적인 수형, 붉은 열매, 늘푸름까지···.

특히 암그루는 겨우내 빨간 열매를 촘촘히 달고 있어 겨울 조경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낸다. 치밀하게 자라는 주목의 수형은 원뿔 모양으로 정형적인 아름다움이 커서 정원수나 공원수로 사랑받고 있으며 형상수나 산울타리용 또는 분재용으로도 쓰인다. 목재는 결이 고르고 광택이 좋아 고급 장식재, 건축재, 조각재로 널리 쓰인다.

한국에는 주목과 설악눈주목이 자라며 서양 주목을 외국에서 들여와 정원 등에 심고 있다. 단지에서 만나는 붓꽃 주목은 가장 많이 심는 품종 중 하나로 빽빽하게 모여 나고 원뿔꼴로 생겼으며, 기념식수와 같은 의례적인 행사에 많이 쓰인다. 서양 주목과 주목을 교잡한 몇 종의 잡종들도 만들어졌는데, 그중 탁수스 메디아(Taxus media)의 변종들이 가장 흔하다. 그 외 애기주목, 구주주목, 회솔나무가 있다.

단지에서 보는 원추형의 선주목은 나란히 심어 세련된 정원의 느낌을 주며 눈주목(둥근주목)은 옥향처럼 둥글게 가꾸거나 모아 심어 정원의 멋을 한층 돋워 준다. 그뿐만 아니라 새잎이 샛노랗게 나오는 황금주목은 눈주목 계열의 고급수종이니 포인트가 될만한 곳에 심을만하다.

이처럼 더디 자라지만 성품 강한 주목이기에 꼭 한번 안아보고 싶은 유혹이 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주목 세 그루가 천연기념물 433호로 지정돼 있다는 강원도 정선 두위봉에 올라 1400년을 거슬러 그 숨소리에 귀 기울여보고 싶은 것이다.

적어도 어른 세 명은 돼야 품을 수 있을 만큼 커다란 주목!

※황금주목 사진 출처: 다음카페 ‘한국종자나눔회’

※ 관리 포인트
- 습도가 높은 지역의 깊은 땅에서 잘 자란다.
- 그늘에서도 잘 자라며 도시의 공해에도 잘 견딘다.
- 나무의 생김새가 보기에 좋아 관상용으로 정원이나 공원에 흔히 심는다.
- 배수가 좋은 기름진 땅에서 잘 자라지만 뿌리가 얕게 내리기 때문에 옮겨심기가 힘들다.
- 잎마름병이 걸리면 배수가 잘 되게 하고 질소 비료를 적게 쓴다. 발병 초기에는 다이센을 일주일 간격으로 서너 번 뿌려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아파트관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