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익 소장의 조경더하기 16

향기가 나는 나무가 있다. 바로 향나무(香木)다. 제사나 의식을 지낼 때 이 나무를 가늘게 쪼개 향을 피워 분향료(焚香料)로 사용했다. 이런 향나무는 천년을 사는 나무로 자태가 매우 아름답다. 이렇게 오래 살다 보니 전국에 아름다움을 뽐내는 향나무들이 많다. 그중 아침고요수목원에 옮겨심은 천년향은 명품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향나무는 우리가 관리하는 아파트 단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데, 나이가 많은 커다란 향나무는 단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자리하고 있어 향나무 특유의 중후한 품격을 자랑한다. 그리고 화단에 줄지어 선 왜향나무(가이즈까)도 단정하게 이발하고 정원수로 함께한다.

땅에 붙어 자라는 특성을 살려 정원이나 공원, 유원지 등의 잔디밭에 심기도 하고 주로 연못가에 가지가 늘어지게 심는 눈향나무가 있으며, 정원의 가장자리에 회양목처럼 많이 심는 옥향(玉香)은 나무가 아주 작아 주간은 없고 뿌리 쪽에서 잔가지가 많이 갈라져서 수관이 반구형(半球形)을 이루고 있다.

둥근향나무
둥근향나무

그리고 관목으로서 수형이 둥글어 정원수로 심는 둥근 향나무가 있으며, 고급스러운 색감과 수형을 자랑하는 블루아이스 향나무와 블루엔젤 향나무는 요즘 인기가 많다. 북미가 원산인 연필향나무도 있다.

나무가 어릴 때는 뾰족한 바늘잎이지만 10년 정도 되면 둥그스름한 비늘잎이 불어나고, 큰 나무가 되면 모두 비늘잎으로 되지만, 오래된 나무라 할지라도 새로 돋아나는 움에는 바늘잎이 흔히 나타난다. 따라서 향나무는 잎 모양이 바늘 모양과 비늘 모양 두 가지 형태가 공존한다.

향나무 열매
향나무 열매

전국에 10여 그루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데, 울릉군에는 학술연구자원으로 나머지는 수령 700여 년 된 노거수들로 그 위용을 자랑한다.

특히 창덕궁의 천연기념물 제194호로 지정된 나이 750살 먹은 향나무는 용이 비상하는 모양을 하고 있어 경이롭기까지 하다. 향나무는 측백나뭇과로 상록 침엽교목과 소교목인 가이즈까향나무가 있고, 눈향나무와 옥향은 관목이다.

옥향
옥향

향나무에는 적성병(赤星病)이라 불리는 녹병이 발생하는데, 잎에 붉은 반점이 별 모양으로 생기다 보니 붙여진 이름이다. 이 병은 배나무와 기주교대(寄主交代) 하는데, 이 병의 발병으로 인해 인접한 배밭 농장과 향나무 농장과의 소송전이 일어난 일화도 있다. 그만큼 두 나무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는 병이라는 얘기다.

※ 관리 포인트
- 햇볕이 잘 드는 양지에서 잘 자라며, 땅이 깊은 건조한 사질양토를 좋아한다.
- 옮겨심기는 봄철이 가장 좋으며, 가을철도 괜찮지만 한여름과 한겨울은 피한다.
- 가이즈까 향나무와 둥근 향나무, 옥향은 둥그스름한 모양을 내어 가지치기하고, 그 외 향나무는 자연 그대로 관상한다.
- 녹병에 걸린 향나무는 낙엽을 긁어모아 태우고, 4월 중·하순께 발아 직전에 석회유황합제 5% 액을 나무에 살포해 준다.
- 또한 적성병 예방은 향나무와 중간 기생주인 명자나무를 같은 장소에 심지 말아야 하며, 4월 상순경 타이젠을 한두 차례 뿌려준다. 그 밖의 해충에는 디프테렉스를 뿌려 구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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