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익 소장의 조경더하기 18

맥문동(麥門冬)은 30cm에서 50cm 정도의 키에 백합과에 속하는 늘 푸른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은 5월부터 시작해 9월까지 연한 보라색을 띠고 무리 지어 피며, 윤기 나는 열매는 푸른빛이 감도는 검은색으로 익는다. 맥문동이라는 이름은 그 뿌리가 보리의 뿌리와 닮은 수염뿌리로 겨우내 생생하게 살아있어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최근 들어 조경용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데, 햇볕이 잘 드는 곳이든, 그렇지 않은 곳이든 가리지 않고 무난하게 잘 자란다. 그래서 조경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약방의 감초 같은 친구로, 사시사철 촘촘한 푸른 잎이 땅을 덮고 있어 빗물에 토사가 쓸려가는 것을 예방한다.

우리가 관리하는 단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눈에 익은 풀인데, 크고 작은 나무들이 심어진 틈을 훌륭하게 메워준다. 사실 햇볕이 들지 않는 곳에서는 살지 못하는 잔디를 대신해주는 친구이기에 더욱 고마운 존재다. 그뿐만 아니라, 보라색 꽃 무리는 볼수록 예쁘기도 하지만 봄부터 피기 시작하면 초가을까지 이어져 입주민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기에 충분하다.

맥문동
맥문동

따라서 맥문동은 아파트 단지 조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자투리 공간에서도 늘 푸른 잎을 자랑하면서 화려한 꽃으로 신비감을 더하며, 겨울철에는 까만 열매를 달고 있어 자칫 황량할 수 있는 콘크리트 숲을 정화해 주기 때문이다. 이런 심미적인 기능과 더불어 담장 밑이나 화단 경계 등 비어있는 곳이라면 양지와 음지를 가리지 않고 다소곳하게 자리를 빛내고 있으니 사방공용(砂防工用)으로도 보배로운 존재라 할 수 있겠다.

덜익은 열매
덜익은 열매
익은 열매
익은 열매

지피 식물은 그늘, 반그늘, 나무 밑, 경사, 메마른 땅 등 보통 식물이 잘 자랄 수 없는 장소에 심는데, 대체로 생존력과 번식력이 강하다. 잔디는 볕이 잘 드는 평지의 길가나 풀밭에서 자란다. 굳이 비교하자면, 맥문동은 늘 푸른 잎이 부드러우면서도 치밀한 장점이 있다. 거기다 잔디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예쁜 꽃을 자랑한다. 열매도 볼만하니 잔디의 빈자리를 충분히 대신하고도 남는다. 꽃잔디도 지피 식물로 좋으나 봄철 화려한 꽃 빼고는 볼품이 떨어진다.

맥문동 꽃
맥문동 꽃
맥문동 꽃
맥문동 꽃

맥문동은 한두 해가 지나면 뿌리가 많이 뭉쳐 있어서 이것을 가을이나 봄에 포기를 나누거나, 11월쯤에 익은 씨앗을 보관해 뒀다가 이듬해 봄에 화단에 뿌려 번식시킨다. 덩이뿌리는 주로 호흡기·순환계 질환을 다스리고, 건강 생활에 효험이 있다고 해 약용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황금줄무늬 맥문동
황금줄무늬 맥문동

가까운 가족으로는 맥문동보다 잎맥의 수가 7~11개로 적은 개맥문동이 있으며, 맥문동보다 잎의 폭이 0.2~0.4㎝로 좁은 소엽맥문동, 바닷가 산지 그늘이나 습지에 자라는 맥문아재비 등이 있다. 황금 줄무늬 맥문동은 진녹색의 잎 가장자리에 금빛 줄무늬를 띄고 있어 더욱더 매력적이다.

※ 관리 포인트
- 기르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으며, 양지 또는 음지를 가리지 않고 잘 자란다.
- 물 빠짐이 좋은 점질양토에서 잘 자란다.
- 밑거름으로써 잘 썩지 않은 퇴비를 사용하면 굼벵이가 생겨 뿌리를 해칠 수 있다.
- 굼벵이 예방을 위해서는 아주 심기(정식) 전에 10a당 석회질소를 37kg 정도 뿌리거나 토양살충제를 뿌린다.
- 피해가 발생하면 포기 주위를 파고 굼벵이를 잡아 없앤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아파트관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