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중앙대학교 자산관리최고경영자과정 곽도 교수

우리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너무나 힘든 나날을 견뎌 왔다. 여기에다 또 다시 변종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걱정과 스트레스를 하나 더 안고 가게 됐다.

자유로운 사회 활동이 제약되면서 물질적 빈곤보다는 정신적 고독과 스트레스로 인한 일상의 리듬이 깨지면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지내고 있다. 마스크를 쓰고 매일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오늘 하루도 무사해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고 있다. 흡사 전쟁터에 나서는 병사의 마음처럼 생(生)과 사(死)를 바라보며 정신적 불안과 초조가 계속되다 보니 우리나라 우울증 유병률이 1000만명에 육박하며 세계 1위의 자살자 국가,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의 국민행복지수의 나라가 됐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위기를 이겨내야만 한다. 72년 전 6.25의 전쟁을 겪으면서 수많은 귀한 생명과 재산을 잃었다. 전쟁을 피해 보따리를 매고 피난길을 떠나 나뭇가지와 억새풀로 만든 움막에서 먹을 식량, 입을 옷, 덮고 잘 이불조차 없는 처참했던 피난시절의 어려운 생활도 경험했다. 가족과 재산을 버리고 남한으로 탈출한 북향 민들의 피눈물 나는 사연도 참혹한 비극이었다.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학생들은 도시락 대신 미국산 옥수수 가루 빵과 분유를 타서 끓인 우유를 마시며 노천이나 천막 교실에 앉아 학교 수업을 받기도 했다. 거듭되는 흉년으로 쑥이나 소나무 껍질, 보리를 갈아 만든 멀건 죽을 끓여서 허기진 배를 채우며 견디기도 했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이러한 위기를 이겨냈다. 오늘날 우리에게 닥친 사회적 위기 극복을 위해 필자는 아파트공동체 운동을 제안하다.

행복한 삶의 추구는 인류가 오래전부터 갈망해온 꿈이며 소망이다.

2300년 전 그리스 유명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은 삶의 의미이며 목적이고 인간존재의 온전한 목표이며 행복은 우리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했다. 하버드대학 행복론은 ‘일을 즐기면서 하라. 그리고 남에게 도움이 되게 베풀어라. 감사, 칭찬, 용서 등 긍정적 사고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독일 마이케씨가 OECD국가를 비롯해 행복지수가 높은 13개국을 직접 방문해 연구한 결과 공통된 행복의 비결을 찾아냈다. 행복의 비결은 신뢰, 가족과 친구, 조화, 배려, 자유, 여유, 소소한 일상이라고 했다, 103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노후에 행복을 누리는 세 가지 유형을 소개했다. ‘공부를 시작한 사람, 취미활동을 계속한 사람, 봉사활동에 참여했던 사람들’이라고 했다. 법륜스님은 ‘행복하려면 행복한 말을 항상 담아야 한다’고 했다. 즉 남을 비난하고 욕하고 적대적으로 대하면 가장 큰 불이익은 나에게 발생하고 남을 위하고 남을 좋게 이야기 하면 나에게 가장 큰 이익이 된다는 것이다.

정목스님은 우리의 행복을 위한 네 가지 덕목에 대해 은혜롭게 베푸는 혜시(惠施), 사랑하고 미소 짓는 친밀한 말씨인 애어(愛語),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행하는 이행(利行), 유익한 일에 함께 행동하는 동사(同事)를 해야 한다고 했다. 많은 분들이 행복을 위한 여러 가지 좋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필자는 이 행복을 얻기 위한 가장 좋은 방안으로 아파트공동체 프로그램을 통해 행복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웃과 함께 칭찬하면서 잘 지내기, 미소 띤 얼굴로 승강기 안에서 먼저 인사하기, 웃음 강사를 초빙해 강의듣기 등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일이다. 일상생활에서 이웃과 더불어 살기좋는 마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행복을 찾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아파트공동체가 왜 중요한가에 대해 정치 지도자와 정책 입안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외국의 경우 최근 코로나로 인한 고독과 스트레스로 자살자가 많아지자 영국과 일본은 고독부(孤獨部) 기구를 만들어 장관이 이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 국민의 77.2%가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자살자와 우울증 환자가 더 많은데도 정책 지원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그 이유는 공동체를 전담하는 행정 기구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동체 전담부서 신설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지난해 말인 12월 21일 대통령 직속 자치분권위원회에서 공동주택(아파트)공동체 활성화 방안에 대한 주제로 은난순 교수의 연구 발표와 토론회가 국회에서 개최됐다. 필자도 토론자로 참여해 몇 가지 정책제안을 했다. 공동체를 관장하는 독립기구 설치와 지원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했다. 공동주택(아파트)공동체 지원기구는 소비자보호원과 같은 민간 기구 형태로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출자해 인사와 예산이 완전히 독립되는 기구여야 한다. 독립된 기구를 통해 아파트공동체 리더의 양성, 프로그램 개발 운영 등 약 3000조원에 달하는 공동주택 자산에 대한 관리도 매우 중요한 한 분야다.

올해 5월에 출범하는 새로운 정부는 국가 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국민의 행복한 삶에 초점을 둬야 한다. 선진국처럼 초등학교에서부터 일반 성인에 이르기 까지 행복이 왜 중요한가도 가르쳐야 한다. 한전공대 설립에 1조6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전 국민의 4분의 3인 77.2%가 공동주택 입주민인바 이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예산으로 300억원이면 가능하다. 공동체 전담기구 설치와 공동체 지원법을 제정하고 공동체 리더 양성을 위한 공동체 대학도 설립해야 한다.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손쉬운 물고기를 나눠주기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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