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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 없는 경비원 고용 문제로 ‘머리채’...‘수난의 관리소장’

기사승인 [1350호] 2021.07.23  08: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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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입주민의 소장 괴롭힘에 잇따라 벌금형 선고

마스크 착용 요청에
얼굴 들이밀며 위협 등

한 아파트 동 입구에 관리사무소 출입 시 마스크를 착용해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아파트관리신문DB>

[아파트관리신문=고경희 기자] 아파트 관리소장의 업무에 대해 불만을 품고 괴롭힌 입주민들과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며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해 결국 관리소장을 권고사직 처리되게 한 입주민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잇따라 나왔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판사 장윤미)은 최근 관리소장의 머리채를 잡고 옷을 잡아당겨 넘어지게 해 업무방해,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남 순천시 아파트 입주민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입주민 A씨는 이 아파트에서 1년간 근무하고 계약기간이 종료된 경비원이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수회에 걸쳐 관리소장에게 부탁했으나 결정권이 없는 소장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는 지난해 5월 불만을 품고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관리소장의 뒤 머리채를 손으로 잡아 흔들면서 “XXX야, 왜 재계약을 안 해줘. 네가 뭔데”라며 욕설하고, 자리를 피하려던 소장의 옷을 잡아당겨 뒤로 넘어지게 했다.

이에 재판부는 폭력행위의 방법과 정도가 가볍지 않은 점, 다만 피해자가 입은 상해의 정도가 비교적 중하지 않은 점,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해 B씨를 벌금 100만원에 처했다.

이와 함께 의정부지방법원(판사 정윤현)은 마스크를 쓰고 관리사무소에 출입해달라고 말했다는 이유로 관리소장을 괴롭힌 경기 양주시 아파트 입주민 B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에 처한다”며 업무방해죄를 물었다.

B씨는 지난해 8월 관리사무소를 방문해 관리소장에게 동대표 회의록을 복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소장이 ‘코로나19 2단계 시행으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요구하자 화가 나 “마스크를 안 쓰겠다”고 거부하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소장에게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고 손목을 잡아 흔드는 등 27분 동안 소란을 피웠다.

B씨는 자신이 소장에게 정당한 항의를 했을 뿐 고의로 업무를 방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업무방해죄에서 업무방해의 범의는 반드시 업무방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업무방해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신의 행위로 인해 타인의 업무가 방해될 것이라는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하는 것이며, 그 인식이나 예견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라도 이른바 미필적 고의로 인정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소장은 수사기관에서 “B씨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방문해 회의록 복사를 요구했고 B씨에게 회의록을 복사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니 회의록을 복사해 경비실에 맡겨 놓으면 찾아가라고 했음에도 언성을 높이고 얼굴을 들이밀거나 손가락질을 하고 손목을 잡아 뿌리치는 행동을 했다. B씨가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것이 무서웠고 얼굴을 들이미는 것이 수치스러웠다”고 진술한 바 있다.

재판부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 나가달라는 소장의 요구에도 피고인이 상당한 시간 동안 관리사무소에서 소장의 얼굴에 가까이 얼굴을 들이미는 등의 행동을 하는 것은 위력으로 소장의 자유로운 행동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것에 해당하고 업무를 방해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회의록 열람을 위한 입주민의 정당한 권리행사였다는 B씨의 주장도 “소장에게 유형력을 행사하지 않고 목적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피고인에게 긴급하게 회의록을 열람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으며 피고인의 행위를 위법성이 없는 정당한 행위라고 볼 수 없다”면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CCTV 열람 거절하자 교체 요구
결국 권고사직 처리돼

차를 긁은 범인을 찾겠다며 관리소장에게 CCTV를 보여달라고 했으나 개인정보보호법을 이유로 거절당하자 입주자대표회의, 관리업체, 지자체에 계속 민원을 제기해 결국 소장이 권고사직 처리되는 사례도 있었다.

대구지방법원 제1민사부(재판장 백정현 부장판사)는 대구 중구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근무한 C씨가 이 아파트 입주민 D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30만원을 지급하라”는 1심 판결에 더해 “피고는 원고에게 70만원을 지급하고 1심 판결 중 추가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입주민 D씨는 2018년 4월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해 둔 차량이 긁혀 있어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소장 C씨에게 주차장 CCTV를 보여 달라고 요구했으나 C씨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이를 임의로 보여줄 수 없다고 거절했다.

이에 불만을 품은 D씨는 이후 지속적으로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 및 주민들에게 C씨의 업무처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관할 감독청인 대구 중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D씨는 입주자대표회의를 방청하면서 동대표들과 입주민들이 있는 자리에서 CCTV를 보여주지 않은 C씨를 비난하며 “이런 X가 어디 있습니까, 귀때기 맞아도 한참 맞아야 되는 X인데”라고 욕설했다. 이로 인해 D씨는 지난해 1월 모욕죄로 선고유예(벌금 30만원) 판결을 받았다.

더불어 D씨는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월까지 관리업체에 지속적으로 C씨의 교체를 요구했고 관리업체는 결국 C씨에 대해 권고사직 처리를 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원고가 CCTV를 보여주지 않은 것이 잘못된 업무처리라고 볼 수 없음에도 이에 불만을 품은 피고는 지속적으로 원고를 비난하고 다수의 사람들이 있는 장소에서 원고를 모욕했다”며 “원고가 관리소장직을 그만두게 됨에 있어 입주자대표회의와 위탁관리회사에 대한 피고의 교체 요구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어 “피고의 행위로 인해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넉넉히 인정되므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위자료 액수를 1심이 판단한 30만원에서 70만원을 더한 100만원으로 정하고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는 1심 판결은 부당하다”면서 C씨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였다.

고경희 기자 gh1231@aptn.co.kr

<저작권자 © 아파트관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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