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앓고 있다.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가 온난화, 기후위기 등 다양한 변화로 시름시름이다. 게다가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19로 고통이 배가 됐다.

지난달 22일은 51번째로 맞는 ‘지구의 날’이다. 지구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 제정한 지구 환경보호의 날이다. 유엔이 정한 ‘세계환경의 날’(6월 5일)과는 다른 날로, 민간운동에서 출발했다.

50여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해상원유 유출사고를 계기로 환경문제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주창한 것이 계기가 됐다. 환경문제로 인한 변화는 어느 한 지역,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지구촌 모두의 과제라는 문제 인식에서 출발했다.

이런 생각들이 모이고 또 모여 30년쯤 전부터는 세계 150여개국이 동참해 지구보호를 호소하는 국제적 행사로 커졌다. 우리나라도 ‘하나뿐인 지구, 하나뿐인 국토, 하나뿐인 생명’을 주제로 지구의 날 첫 행사를 진행했다.

이제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코로나19를 포함해 모든 환경문제의 근본적 원인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라고 입을 모은다. 4월 폭설에, 4월 더위 등 기후이상도 과다한 이산화탄소 배출 탓이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매년 지구의 날을 전후한 일주일을 ‘기후변화주간’으로 정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저탄소생활 실천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행사 등을 전국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를 기후변화주간으로 삼고 각종 행사를 치렀다.

지구의 날을 맞아 세계 40개국 정상도 기후변화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화상으로 기후정상회의를 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최근 경쟁관계에 있는 큰 나라도 모두 참여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이고, 조절하는 운동을 개별 국가 차원에서 실행하는 것을 바탕으로 국제적 협력을 촉구했다.

이 실천 지향점이 ‘탄소중립’이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zero)’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우리나라도 2050년까지 이를 달성하겠다고 전세계에 언명했다.

올해 우리나라 기후변화주간의 슬로건이 ‘지구 회복: 바로 지금, 나부터! 2050 탄소중립’이다. 그 첫날인 22일 국내에선 상징적인 행사가 진행됐다. 바로 ‘소등행사’다. 환경부 주최,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주관 속에 전국적으로 진행됐다. 많은 공공기관, 주요 건물 등이 참여했다. 전국의 많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도 행사에 참여했다.

행사 당일 저녁 8시부터 10분동안 이들 건물에서 일제히 불이 꺼졌다. 10분간 소등으로 얻는 효과는 30년생 소나무 403그루가 1년동안 흡수하는 탄소량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온실가스 2660kg 절감효과가 있다고 한다. 적지 않은 숫자다. 지구를 위한 10분간의 소등, 그 의미가 작지 않다.

꼭 지구의 날이 아니어도 좋다. 일상생활에서 지구를 생각하며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것이라면 각자가 소등을 하는 것도 좋고, 소등 외 다른 방법도 괜찮다. 이를 테면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대신 그냥 걸어도 좋다. 지구가 건강해지고, 우리가 건강해진다면 무엇이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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