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 생활과학연구소 권명희 연구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는 사람들의 관심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이끌고 있다. 그만큼 코로나19의 영향과 파급력은 세상을 뒤흔들고 있고 세계가 ‘포스트 코로나’에 주목하는 이유일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산업과 경제, 문화,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코로나로 인해 변화된 라이프스타일과 소비문화를 반영한 새로운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본다. 또한 건축분야에서도 재택근무와 온라인 학습으로 인한 침실과 업무공간, 학습공간 분리에 대한 니즈를 반영한 ‘홈 오피스형 평면’을 선보이거나 환기에 특화된 ‘클린 에어 시스템’을 도입해 현관 천장에 설치된 에어샤워기와 신발장에 설치된 진공 청소 툴셋(tool set)으로 옷에 묻은 먼지를 제거할 수 있도록 집에서 누리는 시간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새로운 주거상품도 함께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안전한 집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내 취향대로 누릴 수 있는 신상품 주거공간 아이템이 아니라,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집콕’이 늘어나면서 층간소음 분쟁이 증가하는 현상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어떤 경우는 층간소음 갈등 끝에 위·아래층 주민들 간에 난투극이 벌어져 아랫집 주인이 다쳐 뇌출혈 수술을 받는 사건 등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분쟁이 전국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처럼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등 민원 제기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파트 관리 분쟁을 조정해주는 역할을 하는 지방 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 실적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들은 층간소음으로 인해 업무에 차질을 빚는 등 각종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고 위층을 향해 보복성 행위를 하는 갈등 요소를 안고 있다.

이러한 갈등요소를 해결하기 위해 진정한 차별화가 필요하다. 진정한 차별화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다고 생각한다. 그 혁신은 기술적 차원이 아니라 개념적 차원에서 혁신이 필요할 것이다.

개념적 차원이란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으로 대면 접촉에 의한 모든 분야의 활동이 위축돼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대비한 ‘리부트(reboot)’가 요구됨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이때의 ‘리부트’는 지금까지 일어난 걸 바탕으로 다시 시작하는 ‘리부팅’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리셋’과는 다르며 현 상황을 보다 잘 되게 만드는 긍정적인 뜻을 담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지금 시대의 우리 주거공간에서 진정한 의미의 혁신은 커뮤니티의 기술적 확장이 아니라 나쁘고 스트레스 받는 마음을 제거하고 마음을 정화시키는 신선한 가치를 제시하는 개념적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개념적 가치는 층간소음 발생 시 감정적 대처보다는 상호배려를 하는 커뮤니티 의식의 방향전환(피벗, Pivot)이 필요하며 동시에 우리의 집중과 신뢰형성,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곧 커뮤니티 차별화의 출발점이며 혁신 또한 아주 다양한 형태로 이뤄질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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