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취임 1주년 맞은 천현숙 SH도시연구원장

30여년 주택 분야 연구자로 활동…SH공사 창립 30주년에 도시연구원장 취임
“공동주택 관리 서비스 발전 속도 늦어…고품격 주거서비스 제공 등 모델 필요”
정책보다 사업 지향 연구로 현장성 높여…공공임대주택 통한 공간복지 활성화 등

천현숙 SH도시연구원장 <서지영 기자>

[아파트관리신문=서지영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지난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스마트 시민기업’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고 주거안정, 공간복지, 일자리창출 등을 위한 역할 강화를 약속했다.

천현숙 원장은 그해 5월 SH도시연구원장으로 취임해 SH의 새로운 가치 실현과 시민 주거복지 향상을 위한 연구 활동을 이끌어왔다. SH도시연구원은 1989년 공사 창립과 함께 신주거문화를 선도하고 고객만족을 실현시키기 위해 1993년 설립돼 도시·건축·환경·부동산·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기술 등 전문연구를 추진해 오고 있다.

천 원장은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국토연구원 주택토지연구본부장, 한국주택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30여년간 국내 대표적인 주택분야 연구자로 활동해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원의 창의적인 연구 결과를 축적해가고 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천 원장을 만나 그간의 활동과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 SH도시연구원 원장을 맡을 때 각오와 1년이 지난 소회는.
주택분야는 시민들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고 주택문제는 지역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에 그동안 주택정책의 지방화를 주장해왔는데, 서울시는 이 부분에서 가장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지자체이기 때문에 분권화된 주택정책의 구체적인 모델이 도입, 정착되는데 기여하는 연구를 하고 싶었다.
국토연구원에서 전국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인 정책 연구를 해오다 SH도시연구원에서 바로 집행가능한 구체적 대상이 있는 연구를 하게 되니 적용 결과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다이내믹함을 느낀다. 또 연구분야도 이전과는 다르게 한 분야에 특화되지 않고 융복합이 가능해 흥미롭다.

▶ 취임 후 그간 SH도시연구원에서 이뤄진 주요 연구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서울시 도심형 공공주택사업 활성화 방안 연구, 공공임대주택을 통한 공간복지 시설의 전략적 공급 및 활용방안, 연금형 자율주택 정비사업 모델 연구, 공공임대주택 유형 통합에 따른 대기자명부 운영방안, 매입임대주택 공급확대 및 활성화 방안 연구, 필로티형 매입임대주택 내진성능평가 등이 있었다.
특히 공공임대주택을 통한 공간복지 시설 공급은 임대주택 커뮤니티시설에서 생활SOC(공공시설)와 함께 빨래방, 카페 등 근린생활시설을 함께 운영해 지역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임대주택에 대한 지역사회의 거부감을 줄이고 지역주민들의 주거복지를 함께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대부분 연구는 정책 지향보다 사업 지향적인 연구를 많이 해 현장성을 높였고, 연구결과가 실제로 SH공사의 사업에 많이 반영되고 있다.
‘SH형 자율주택정비사업’에 ‘연금형 자율주택 정비사업 모델’이 포함돼 시범사업 공모에 들어갔으며, 임대주택 대기자명부 운영 또한 시범사업 계획 중이다.

▶ 특히 ‘공동주택 관리’와 관련해 최근에는 어떤 연구 결과들이 있었는지.
공동주택 관리와 관련해서는 SH가 관리하는 임대주택의 관리비 절감방안에 대한 연구가 수행됐다. 특히 영구임대주택에서 고령자 등 입주자 특성에 따른 케어비용이 많이 발생해 관리비가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인건비성 경비를 줄이면 입주민에 대한 서비스도 같이 줄어 한계가 있으므로, 전기 계약방식 변경, 피크계량기 등을 통한 전기료 감량, 잡수입의 활용 등 방안이 제시됐다.

▶ ‘공동주택 관리’와 관련해 앞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는 연구 주제는.
공동주택 관리 분야는 입주자의 삶의 질과 직결되고 있음에도 서비스 발전 수준이 늦은 분야다. 물적관리 외에 운영관리, 입주자관리, 고품격 주거서비스 제공 등에 대한 모델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주거서비스는 임대아파트뿐만 아니라 분양아파트에서 니즈와 지불의사가 더 높을 수 있는데 직접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 모델이 없어서 활성화가 힘든 것 같다. 이러한 모델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위탁관리제도가 저가경쟁에서 벗어나 질 높은 관리서비스를 통해 경쟁하며 진정한 위탁서비스로 자리잡을 수 있어야 한다.
또 공동주택 관리와 필요한 연구로 SH가 위탁관리하고 있는 임대주택의 위탁수수료 산정 기준이 정립될 필요가 있다.

▶ 임기 중 특히 완료하고 싶은 과제가 있다면.
최근 정부의 주거복지로드맵 2.0에서 2025년까지의 주거복지 미래상을 제시한 바 있다. 서울시의 공공임대주택정책도 2022년 이후의 미래상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공공임대주택뿐만 아니라 주거급여나 금융지원 등을 포함한 포괄적 주거지원 방안이 있어야 하고, 대상자도 저소득층 외에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 등을 모두 포괄해야 한다. 이에 서울시의 미래 인구구조변화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주거상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싶다.

▶ 주택분야 연구자로서 지향하는 가치는.
오랜 시간 동안 주택분야 연구를 해오면서, 주택에 대한 연구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뒷받침돼야 좋은 연구 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느끼게 됐다. 시장이나 정책에 대한 분석은 분석의 정교함보다도 그러한 분석으로 인해 변화되는 사회와 사람들의 생활 그 자체가 중요하다.
평범한 보통사람들이 한국에서 살아가면서 미래에 희망을 갖고 예측가능한 안전한 사회에서 살고 있다고 믿을 수 있기 위해서는 주거의 안정과 부담가능한 주거의 제공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사람 중심의 정책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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