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가볼까?] 304. 광주 동구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에는 광주의 삶과 역사가 깃들었다. 빌딩에는 신문사, 방송국, 다방, 도서관, 미술관 등 광주의 세월과 사연이 담겨 있다. 철거 위기를 겪은 빌딩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흔적이 발견되며 4년 남짓 리모델링을 거쳐 2020년 5월, 전일빌딩245로 다시 태어났다. ‘245’는 빌딩에서 발견된 탄흔 개수와 빌딩 주소(동구 금남로 245)를 뜻하는 이름이다. 전일빌딩245 로고 정중앙에 있는 원도 탄흔을 형상화한 것이다.

전일빌딩245와 총탄의 흔적

옛 전남도청 건너편에 자리한 전일빌딩245는 5·18민주화운동 현장의 중심에서 광주의 세월을 보듬고 있다. 전일빌딩이 들어선 금남로1가 1번지는 일제강점기에 인쇄소가 있던 곳이며, 이후 호남신문과 광주일보 등 호남 언론사 5개가 태동한 공간이다. 1968년 건립한 전일빌딩은 신문사 외에도 방송국, 미술관, 도서관, 다방 등이 들어서며 광주 시민과 추억을 공유했다.

구도심이 쇠퇴하며 2011년 경매로 나온 전일빌딩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부설주차장으로 활용될 계획이었으나, 2016~2017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탄흔 245개를 발견하며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비롯해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밝히는 현장으로 부각한다. 4년 남짓 진행한 리모델링은 단순한 건물 복원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이들의 고귀한 뜻을 기리는 의미가 있다. 건물 안팎에 당시 총탄 흔적을 선명하게 표시했다. 지난해 12월 전두환 사자 명예훼손 재판 시 탄흔 25개를 추가로 발견했으며, 헬기 사격 관련 사항은 현재 진상 규명 중이다.

19800518 전시공간과 헬기사격 멀티영상

총 10층인 전일빌딩245는 과거를 보듬고 현재와 미래를 지향하는 공간으로 채워진다. 1층 ‘전일아카이브’에는 전일빌딩의 역사를 담은 사진과 모형이 전시되며, AR 영상으로 역사의 현장을 볼 수 있다. 1층 안팎 천장을 잇는 ‘캔버스245’는 다시 태어나는 광주를 테마로 한 미디어 아트 영상이다.

전일빌딩245 탐방은 위층부터 역순으로 살펴보는 동선이 짜임새 있다. 전망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정원 ‘전일마루’에 오르면 무등산과 금남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옥상정원에는 광주를 상징하는 타이포 조형물, 버스킹이 가능한 간이 무대가 있다. 전일마루는 새로운 야경 감상 스폿이기도 하다.

19800518 헬기사격 관련 전시작품

10층과 9층은 빌딩의 대표 공간 ‘19800518’이다. 10층 입구에 들어서면 245개 탄흔을 형상화한 작품 ‘검은 하늘 그날’ ‘민주의 탄환’이 분위기를 이끈다. 이어지는 헬기 탄흔 원형 보존 공간에서는 기둥의 총탄 자국과 증거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증언을 토대로 재구성한 헬기 사격 멀티 영상은 공중에 매달린 모형 헬기와 금남로 일대의 축소 모형을 배경으로 재현된다. VR 가상 체험 존, 헬기 사격의 진실과 거짓을 소개하는 코너도 있다. 이밖에 남겨진 문장, 왜곡의 역사, 가짜 뉴스, 진실의 역사 등 5·18민주화운동을 되새기는 공간이 이어진다. 19800518은 하루 5회(11:00, 13:00, 14:30, 16:00, 17:30) 해설을 진행하며, 5월 영령을 추모하는 에필로그 영상 ‘뼈와 꽃’을 관람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19800518 에필로그 공간

8층은 과거 전일방송(VOC)이 있던 자리로 ‘카페 245’, ‘VOC라운지’ 등 휴식 공간이 마련됐다. 라운지는 굴뚝정원과 외부 전망 계단을 통해 옥상정원 전일마루로 연결된다. 리모델링 과정에 가장 공을 들인 이 공간은 무등산을 배경으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5·18민주광장 등이 보인다.

5~7층 광주콘텐츠허브에는 문화 콘텐츠 기업이 입주해,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다. 2~4층은 광주의 현주소를 만나는 무대다. 2층 남도관광센터에서는 광주·전남의 여행지와 축제, 음식 등을 디지털 테이블과 VR로 체험한다. 3층에는 전일도서관과 전일미술관이 있던 추억을 되살려 동영상 관람이 가능한 디지털정보도서관, 자유 전시 공간 시민갤러리를 오픈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YWCA 교전과 언론 탄압을 전시한 ‘5·18과 언론’ 코너도 있다. 4층에는 유튜브 영상 제작하기를 비롯해 생활 문화를 배우는 전일생활문화센터가 있다.

245살롱 내부

지하에서 마지막 추억의 공간과 조우한다. 기자와 시민의 사랑방 역할을 한 전일다방을 뉴트로로 재해석한 ‘245살롱’이다. 소파에 앉아 1980년대 광주의 골목 사진을 감상하며 차 한잔 마실 수 있다. 전일빌딩245 이용 시간은 오전 9시~오후 7시(19800518은 오전 10시 오픈, 8층 라운지와 옥상은 오후 10시까지), 1월 1일과 명절 당일은 쉰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로 방문 전 관람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글·사진: 서영진(여행작가)
출처: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구석구석(korean.visitkore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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