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이은희 상임대표 인터뷰

닥쳐올 기후위기 앞에선 우리 모두가 ‘약자’
쉽게 접근할 생활 속 실천과제 만드는 게 중요
강력한 ‘미세먼지 계절관리’ 통해 효과 거두길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이은희 상임대표 <과천=조미정 기자>

[아파트관리신문=조미정 기자] 올해로 출범 13년째를 맞는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는 민·관 협력을 통해 ‘생활속 온실가스 감축 실천 운동’을 정착시키기 위해 탄생한 거버넌스 기구다. 정부 및 공공기관, 기업, 민간단체 등 57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지자체, 지역단체를 중심으로 전국 245개 지역네트워크가 구성돼 있다.

2008년 10월 ‘그린스타트 전국네트워크’로 출범해 2014년 3월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로 명칭을 변경한 후에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범국민 실천운동’을 추진하는 단체의 비전에는 변함이 없다. 이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정부의 ‘제2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와 12월 8일 발표된 ‘2050 탄소중립 선언’ 등과 맞물려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2017년 10월 취임한 이은희 상임대표는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국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실천과제를 만들고 홍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상임대표로 취임한 이래 기후와 환경 변화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가장 높은 시기일 것 같다.

‘기후행동1.5℃’앱 안내포스터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는 온실가스 줄이기 캠페인과 기후변화 적응 사업 등을 전개하며 기후변화가 가져올 위협적인 변화를 최소화하고, 개개인에게 책임이 있음을 자각시키려는 노력을 해왔다. 취임 이후 3년여의 시간동안 다양한 캠페인을 펼쳤지만 특히 기후위기를 온몸으로 겪고 있는 취약계층 지원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폭염과 한파 등 기후변화로 고통받는 취약계층이 많이 있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방문이 불가했지만 기후변화에 취약한 가구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냉방 및 방한 용품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현재 겪고 있는 기후변화는 취약계층부터 그 변화를 겪고 있지만 미래에 우리에게 닥쳐올 기후위기 앞에선 우리 모두 ‘약자’가 될 것이다. 지금 위기의식 없이 안일하게 대처한다면 미래에는 매일 생존을 위해 버티는 삶을 살아야 함을 인지해야 한다.

그런 위기에 대비하고자 속속 정부의 정책이 발표되고 있는 것이고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는 국민들의 경각심을 일깨워줄 수 있는 생활 속 실천 과제를 더 많이 만들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

▶구체적으로 어떤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나.

지난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기후행동1.5℃’ 앱을 기획·개발하고 보급한 일이다. 기후·환경 교육이 가장 필요한 연령은 어린이들이라는 생각에 환경부와 교육부가 협력해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춘 앱을 출시했다.

‘기후행동1.5℃’는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지구의 온도를 1.5℃ 낮출 수 있는 생활 습관을 길러주고자 매달 실천수칙을 공지하고 사진일기를 쓸 수 있도록 구성했다. 퀴즈 등 이벤트 정보도 게시해 아이들이 재밌게 느낄만한 요소를 많이 만들었다. 학교별로 포인트를 모으면 상을 주는 ‘스쿨챌린지’를 학기 중에 진행했고, 방학 숙제에도 이 어플을 많이 활용한다고 들었다.

현재 보편화된 컴퓨터 ‘절전모드’는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출범 초기부터 추진한 ‘그린터치’ 사업에 대기업이 응답한 사례다. 사업 초기엔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 자동으로 PC를 절전모드로 전환시키는 ‘그린터치’ 소프트웨어를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가 개발해 배포하는 방식으로 절전에 대한 인식을 심었고 이후 대기업 데스크탑 제품에 ‘절전모드’가 장착돼 생산됐다.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며 생태조경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예를 들어 아파트 단지 내 조경을 꾸밀 때 예쁘고 멋지게 포장하는 것 외에 자연 순환을 고려한 설계에 주목한다. 길을 마감할 때 아스팔트로 완벽하게 포장하기보단 빗물이 침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땅속에 지하수를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적은 양의 빗물이 천천히 하천에 모이도록 해 홍수 방지를 고려하는 조경을 꾸미는 것이다. 보기 좋은 비싼 나무를 식재하는데 만족하지 않고 미세먼지를 흡착하고 단지 내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식물을 심어 식물의 모습보단 기능을 중요시 여긴다.

여름철 횡단보도 앞에 파라솔로 만들어놓은 그늘쉼터를 보면서 그렇게 생성된 그늘도 참 소중하지만 그 자리에 나무를 심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당장의 결과물을 위해 기술에만 의존하지 말고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환경에 가까운 시도를 하자고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뿐 아니라 여러 활동을 통해 많은 제안을 한다. 

▶‘제2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2050 탄소중립 선언’ 등 환경·기후에 대한 정책적 변화가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제2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포스터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잦은 12월부터 3월까지 평소보다 체계적이고 강력한 미세먼지 계절관리를 통해 고농도 미세먼지의 발생빈도와 강도를 줄이는 제도다.

친환경 운전습관 지키기, 겨울철 적정 실내온도 유지, 폐기물 배출 줄여 소각량 줄이기 등 사소하지만 중요한 실천 방법을 (주)주생활연구소 등 협력기관과 함께 일깨우고 ‘사회적 재난’이 된 미세먼지 관리에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자 과제다.

기후변화는 한 국가만 행동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기후변화에 의한 위기도, 대응도 범지구적으로 행해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탄소중립 선언’은 기후위기에 대한 전세계적인 공감대와 인식 변화에 우리나라도 동참의 의사를 표한 것이다. 이에 맞춰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에서는 탄소중립 사회로 가기 위한 국민인식 제고와 실천유도를 위해 더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칠 것이다.

▶끝으로 기후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강조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국민 개개인의 작은 행동 변화는 기후변화를 막고 탄소중립 사회를 실현하는데 분명 큰 밑거름이 된다. 작은 실천이 가져다 줄 큰 변화를 의심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테이크아웃 컵에 즐기는 커피가 어느새 유행이 된 것처럼 이제는 개인컵을 소지하고 종이영수증 대신 모바일영수증을 받는 모습이 새로운 문화로 정착되고 있다.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가 ‘지구의 날’에 이벤트처럼 진행하고 있는 아파트 소등행사를 공동주택 단지에서 입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부담으로 여기지 말고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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