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여름철 에어컨 실외기 화재 ‘주의’···예방법은?

실외기 주변 먼지‧쓰레기 주의

과열 따른 전선단락 등
전기적 요인 화재 가장 많아

화재가 발생했던 에어컨 실외기 모습. <사진제공=소방청>

[아파트관리신문=서지영 기자] 본격적인 여름철로 들어서면서 에어컨 사용량도 늘어나 이에 따른 화재 발생 가능성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1일 경남 양산시 물금읍 소재의 아파트 에어컨 실외기에서 화재가 발생, 관계인이 소화기를 사용해 진화했다. 양산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에어컨 실외기 전선 결선 지점이 느슨해져 접촉저항이 증가하면서 발열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또 4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에서도 에어컨 실외기에서 불이나 입주민 1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1일에도 은평구 소재 아파트에서 에어컨 실외기 화재가 발생했는데, 관리사무소 직원이 아파트 외부의 실외기 전선에서 불이 난 것을 확인하고 분말소화기로 초기에 진화했다.

소방청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3년(2017~2019년)간 에어컨 화재 건수는 총 692건이며 29명(사망 4명, 부상 25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또 에어컨 화재의 71%(493건)가 무덥고 습한 날씨로 에어컨 사용이 많은 여름철(6월~8월)에 발생했다. 특히 폭염일수가 가장 많았던 2018년 여름(31.5일)에 198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2019년(13.8일) 159건, 2017년(14일) 136건 순이었다.

화재 원인은 과열‧과부하에 따른 전선단락, 누전, 합선 등 전기적 요인이 73%(506건)로 가장 많고, 부주의 10%(66건)와 기계적 요인 9%(61건)이 뒤를 이었다.

<자료제공=소방청>

소방청은 먼지와 습기로도 실외기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지난 6일 소방청 국립소방연구원이 에어컨 실외기 화재 재현실험을 진행했는데, 이 실험에서 외부에 노출돼 있는 에어컨 실외기에서 먼지와 습기 등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실험은 실외기의 전선 접속부에 먼지와 습기 등 오염물질을 부착시켜 전류로 인해 탄화하는 트레킹 현상을 관찰했다. 그 결과 오염물질이 부착된 부분에서 강한 열과 함께 발화로 이어지는 과정이 재현돼 에어컨 실외기를 잘못 관리하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국립소방연구원은 에어컨 실외기는 화재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각종 안전장치들이 설치돼 있으나, 다양한 외부 환경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사전 점검과 정기적인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파트에서는 실외기를 발코니 밖으로 달기도 하지만 발코니 안이나 실외기실 내부에 설치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때는 실외기에 쌓인 먼지나 실외기 위, 주변에 쌓아놓은 물건 등이 화재 및 화재 확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실외기가 위치한 곳의 문을 열어놓지 않은 채 에어컨을 작동시켜 과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이에 소방청과 행정안전부는 실외기 사용 전 반드시 먼지 제거 청소를 하고, 실외기 주변에 낙엽이나 쓰레기 등이 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소방청 등에 따르면 실외기는 밀폐되지 않고 통풍이 잘 되면서 청소와 유지관리가 쉬운 곳에 설치하고, 벽과 10cm 이상 거리를 두고 사용해야 한다.

실외기 팬의 날개가 고장 났거나 평소에 없던 소음 등이 있을 때는 즉시 점검과 필요한 수리를 받아야 한다. 이사 등으로 실외기를 옮길 때는 제조사에서 권장하는 전문가를 통해 설치하고 점검받아야 한다.

또 에어컨으로 인한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에어컨과 실외기의 전선을 확인하고, 전선이 낡거나 벗겨진 경우 제조업체 등 전문가를 통해 교체해야 한다. 아울러 전력 소모가 많은 에어컨 전원은 과열되기 쉬우므로 멀티탭이 아닌 전용의 단독 콘센트를 사용해야 한다.

한 관리업체 관계자는 “실외기 화재 발생의 원인은 사용자 부주의인 경우가 많지만 스프링클러, 화재수신반 경종 등 소방시설물에 대한 관리주체의 관리 부주의로 화재피해가 확대될 경우 책임 문제가 생기므로, 사전에 실외기 화재 주의사항을 입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소방시설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영등포구 소재의 한 주상복합건물 주거 세대 실외기실에서 화재가 발생한 후의 모습.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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