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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아파트 경리직원의 관리비 횡령 의혹···법적 책임은?

기사승인 [1277호] 2020.01.17  09: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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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공동주택 횡령사고 판례

본인 사망 시
배우자·가족에게 청구
보조경리에게도 방조죄

관리감독 소홀에 의한
관리소장·대표회의도
손해배상 책임

서울 노원구 A아파트에서 수억원의 장기수선충당금이 인출된 가운데 경리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 연이어 관리소장도 숨진채 발견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사진은 A아파트 관리사무소(왼쪽)와 공사현수막(오른쪽) 부착모습. <이인영 기자>

[아파트관리신문=이인영 기자] 공동주택 관리업무 중 회계처리에 관한 사항은 공동주택관리법령과 해당 아파트 관리규약, 국토교통부 고시 공동주택 회계처리기준을 따르도록 하고 있다.

공동주택관리법령에서는 공동주택 유지관리를 위해 필요한 관리비의 납부 및 공개 의무에 대해 규정, 관리주체로 하여금 관리비 등의 징수·보관·예치·집행 등 모든 거래 행위에 관해 장부를 월별로 작성해 그 증빙서류와 함께 해당 회계연도 종료일부터 5년간 보관하도록 정하고 있다.

관리주체의 회계처리 업무는 ▲입주자대표회의·자생단체·공동체활성화단체 등 운영비 ▲관리비예치금 징수·반환 ▲관리비·사용료 ▲장기수선충당금 ▲잡수입 ▲예비비 등의 집행·공개 및 각종 계약서 작성·보관·공개 등이다.

관리비 등은 입주자대표회의가 지정하는 금융기관에 예치해 관리하되 장기수선충당금은 별도의 계좌로 예치·관리해야 하고 이 경우 계좌는 관리소장 직인 외 입주자대표회장 인감을 복수로 등록할 수 있다.

관리비 등의 각종 예금통장은 회계담당자가 관리하고 그 직인은 관리소장이 보관하는데 입주자대표회장이 도장을 관리소장과 함께 등록한 경우에는 금융기관에 예금을 청구하는 용도로 사용하며 도장은 각각 보관한다.

또한 관리소장은 업무를 집행하면서 고의·과실로 입주자 등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입힌 경우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손해배상 책임을 보장하기 위해 관리소장은 주택관리사보 공제증권, 주택관리사보 보증보험증권 또는 공탁증서 중 하나가 있어야 하고 공탁금은 관리소장직을 사임하거나 그 직에서 해임된 날 또는 사망한 날부터 3년 이내에는 회수할 수 없다.

관리비 등을 금융기관에 복수도장으로 등록 예치해 관리하는 입주자대표회장은 5000만원 이상의 공제 또는 보증보험 등에 가입해야 한다. 회계직원은 보증금액 4000만원 이상의 보증보험증권 또는 공제증권이 있어야 한다. 그 밖의 관리직원의 보증에 관한 사항은 인사규정으로 정하고 있다.

300세대 이상 공동주택 관리주체는 외부회계감사를 매년 1회 이상 받아야 한다. 감사대상은 매 회계연도 종료 후 9개월 이내의 재무상태표, 운영성과표,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또는 결손금처리계산서), 주석이다. 감사인은 입주자대표회의가 선정한다.

횡령사고 손해보전 받을 수 있나?
공동주택에서 관리비 등의 횡령사고가 발생한 경우 법원은 그 당사자인 회계직원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고 있다.

지난해 부산 A아파트에서 2년간 근무하며 2억원의 관리비를 횡령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예금잔액증명서까지 위조한 경리직원 B씨에게 부산지방법원은 업무상 횡령죄를 물어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B씨는 장기수선충당금, 공유부지 충당금 명목으로 지출결의서와 은행 출금전표를 작성해 관리소장, 입주자대표회의 감사, 입주자대표회장의 결재를 순차적으로 받은 다음 관리비 계좌에서 현금을 출금해 개인 채무변제, 생활비 등으로 임의 사용하는 등 28회에 걸쳐 합계 7013만여원을 횡령했다.

2018년 경남 김해시 C아파트 경리직원 D씨는 관리소장의 직인을 컬러복사기로 인쇄해 예금청구서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수회에 걸쳐 1억7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창원지방법원(판사 호성호)으로부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받았다.

2017년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은 관리비 계좌에 입금돼 있던 관리비를 업무상 보관하던 중 자신의 계좌로 송금해 채무변제 등 개인적인 용도로 임의 사용하는 등 같은 방식으로 총 58회에 걸쳐 1억2340만원을 횡령한 경남 거제시 E아파트 경리직원 F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관리소장의 관리감독 소홀로 인해 발생한 횡령사고로 입주자 등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관리소장에게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묻고 있다.

전주지방법원 민사6단독(판사 이유진)은 전북 김제시 G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비 1억여원을 횡령한 경리직원 H씨와 관리소장 I씨, 보증보험회사 J사를 상대로 경리직원 횡령사고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피고 경리직원 H씨는 2013년 6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관리비 등을 임의로 사용해 원고 대표회의에 그 차액인 1억1535만여원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면서 “피고 경리직원 H씨가 관리비 등을 횡령하는 동안 피고 관리소장 I씨가 관리비 장부, 아파트 통장 등을 제대로 확인·점검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돼 원고 대표회의에 손해를 발생시키고 손해를 확대시켰으므로 피고 I씨는 피고 H씨와 공동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대표회의에 경리직원 H씨는 1억542만여원, 관리소장 I씨는 경리직원 H씨와 공동해 1억542만여원 중 160만여원을 지급할 것을 명했다.

당사자 사망 시에는?
최근 서울 노원구 A아파트에서 수억원의 장기수선충당금이 인출된 상태에서 경리직원 B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 연이어 관리소장도 숨진 채 발견되면서 사라진 관리비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아파트에서 직원 등의 횡령사고가 발생 시 자치관리인 경우 입주자대표회의가 경리직원의 사용자이고 관리소장이 관리감독자가 되며 관리소장에게 구상권 행사가 주어진다. 위탁관리인 경우에는 위탁관리업체가 경리직원의 사용자이자 관리감독자가 되고 관리소장도 관리감독자의 지위를 갖게 된다.

다만, 피해를 입은 입주자대표회의에서도 회계감사를 통해 경리직원의 횡령 여부를 파악할 수 있었음에도 회계감사를 게을리 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위탁관리업체와 관리소장의 책임을 정할 때 그 책임 범위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자치관리인 서울 노원구 A아파트의 경우 경리직원과 관리소장 두 명이 모두 사망한 상태다. 

법무법인 린 최승관 변호사는 “우선 횡령의 당사자인 경리직원이 신원보증을 했을 것으로 예상되는바, 보증사에 보증금을 청구해야 한다. 또한 경리직원의 상급자인 관리소장의 경우도 주택관리사공제에 가입을 했을 것이므로 하급자인 경리직원에 대한 관리감독상의 과실이 있다면 공제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록 관리소장이 사망했더라도, 기존 회계자료 등을 살펴 관리소장의 업무상 과실 여부를 따져야 한다. 만약 관리소장에게 관리 소홀의 책임이 있다면, 공소권이 없어 형사상 책임을 면할 수 있으나, 망자의 책임이 상속인들에게 상속돼 민사상 책임은 남게 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우리로 주규환 변호사도 “자살한 경리직원의 불법행위(횡령)에 대해 민법상 관리업체에 사용자 책임을 물을 수 있으나 이 아파트는 자치관리이기 때문에 입주자대표회의가 숨진 경리직원의 상속인인 경리직원의 배우자(남편)와 자식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미혼이라면 경리직원 부모에게 손해배상 청구 가능) 보조 경리직원의 경우 불법행위 방조범으로 입주자대표회의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통상 하급심 판례의 흐름을 보면 경리직원이 횡령했더라도 관리소장에게는 책임이 없는 것이라는 판례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이 사건의 경우 횡령 금액이 워낙 고액이어서 관리소장에게 하급직원 관리소홀에 기해 입주자대표회의가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관리소장에 대한 손해배상 역시 상속인인 관리소장 배우자와 자식들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주 변호사는 “횡령사고의 경우 대부분 대표회의의 업무상 관리감독 소홀이 인정되고 따라서 손해배상금액에서 입주자대표회의의 관리감독 소홀로 인한 과실상계로 일정부분의 배상금액이 상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법무법인 산하 김미란 변호사는 “경리직원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이 업무상 횡령 방조 혐의를 인정할 정도가 되더라도 당사자가 사망한 상태에서는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민사상 책임 역시 당사자가 사망한 때에는 상속인들을 상대로 망인의 불법행위 책임을 묻는 방식이 되는데 사실상 어렵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감사 부실이 과실이라 해도 그 정도 감사 부실에 따른 손해가 발생했는지 여부, 손해액이 구체적으로 입증되는지 등 여러 제반 사정에 따라 실제로 경리직원의 횡령에 따른 손해 전부를 책임질만한 내용은 되기 어렵다”며 “입주자대표회의는 관리주체와는 엄연히 별개의 주체기는 하지만 아파트 내 회계처리 절차상 각종 의결 및 결재 권한이 있고, 관리사무소 직원들에 대한 업무 감독권한도 있므로 당시 입주자대표회장, 감사 등 임원과 동대표들에게도 관리소홀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추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과실의 정도, 손해 발생에 끼친 영향 등이 감안될 것이므로 실제로 발생한 횡령사고 책임 전부를 부담하도록 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인영 기자 iy26@aptn.co.kr

<저작권자 © 아파트관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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