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부동산관리투자전략최고경영자과정 곽도 교수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28일부터 전국 15개 영구임대주택 단지에 주거복지사를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주거복지사는 영구임대주택 관리사무소에 상주하며 입주민 대상 실태조사와 심층 상담을 통해 주거서비스 운영계획을 세우고 복지관·보건소·관리사무소와 같은 지역 유관기관과 협력해 입주민의 건강·고용·교육·신용에 대한 문제 해결도 돕는다. 국토부는 “이번 시범사업으로 임대주택 입주민에게 한 차원 높은 주거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올해 사업성과를 바탕으로 주거복지사 파견을 전국 영구·매입임대주택 단지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자가 거주하는 아파트의 경우 수리산 도립공원과 15만평의 초막골생태공원, 그리고 시설이 매우 좋은 중앙도서관까지 아파트 단지와 접하고 있어 서울에서 퇴직 후 서울과 가까운 거리에 공기 좋은 곳을 물색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사를 오고 있다. 대부분 한 번 이사를 오면 계속 거주하는 사람들이 많아 노령층 인구가  타 단지에 비해 아주 많은 편이다.

80세가 넘는 고령자의 경우 대부분 한두 가지 잔병을 지니게 되고 특히 독신자 또는 노인부부의 경우에도 자녀들과  떨어져 있어 일상생활에서 몸이 조금만 불편해도 병원까지 직접 가야만 한다. 이러한 분들의 건강을 돌보기 위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간호사를 채용해 이들의 혈압이나 혈당 등을 체크하고 때로는 말동무가 돼주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민간단체에서 간호사를 채용할 수 있느냐고 보건소에 문의를 했더니 불가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간호사의 경우 단순한 혈압 또는 혈당체크까지도 병원의 의사의 지시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했다. 일반 간병인조차도 단순한 혈압이나 혈당 체크가 현행 의료법에 따라 불법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번에 정부에서는 영구임대주택 단지에 시범적으로 주거복지사를 파견해 이분들의 건강·고용·교육·신용 등의 해결을 돕는다고 했다.

이는 현재 임대주택에서 생활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 한 차원 높은 주거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로 민간 아파트에도 주거복지사 파견 제도를 도입해 이분들로 하여금 연세가 많은 분들의 건강을 돌보고 외로움이 있을 때 말벗이 되도록 프로그램을 짜서 케어를 한다면 호응도가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

문제는 인건비를 누가 부담하느냐다. 막상 분양 아파트에서 실시하고자 할 때 과연 노인이 없는 세대도 찬성을 할 것인지 의문이 든다. 따라서 이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초기에는 분양아파트에서 주거복지사를 원할 경우 인건비의 50%는 지자체가 부담하고 나머지 50%는 아파트 단지에서 부담한다면 별 문제 없이 많은 단지에서 주거복지사 파견을 찬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이 앞에는 장사가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무리 젊은 시절 화려한 경력을 가진 분들도 나이가 들면 늙기 마련이며 생로병사의 자연법칙에 따라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일본 동경에서 자동차로 약 40분 거리에 있는 다마 신도시의 경우 70년대 초 신도시를 개발해 입주할 때 젊은 새댁들이 입주해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낸 게 엊그제 같은데 이미 50년의 세월이 흘러 그분들도 이제 할머니가 됐고 입학할 어린 아이가 없어 유치원도 문을 닫았다고 한다. 독거노인의 안전을 살피기 위해 매일 우유와 신문배달을 하는 사람들의 협조를 얻어 이상이 있을 경우 즉시 신고하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고령화시대에 걸맞은 제도를 도입해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분야에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이 나서서 독거노인을 위한 따뜻한 손길의 지원을 함께 나눈다면 좋지 않을까 한다. 멀리 떨어져 사는 젊은 자녀들도 안심이 되기도 하고, 이웃에 함께 거주하는 아파트 입주민들이 노령층에 대해 내 부모를 보살펴 드리는 마음으로 이분들을 생각한다면 이것이 진정한 아파트 공동체가 아니겠는가.

고령화 사회를 맞이해 이제 민간 아파트도 노령층을 위해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여러 가지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주거복지사 제도가 행복을 꿈꾸며 살기 좋은 아파트 마을을 만드는데 일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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