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우리로 주규환 변호사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체력이 약해지는 탓인지, 아니면 오존층에 미세한 구멍이라도 발생한 것인지 요 몇 년 사이 여름 날씨의 맹렬성이 증폭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올해는 유난히 더 더운 것 같은데 햇빛의 뜨겁기가 마치 맨살 근처에 불을 가까이 댄 것 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강렬해 숨이 턱턱 막힐 지경으로 여름철 더위 나기가 쉽지가 않은 것 같다. 게다가 이 더운 여름에 간혹 미세먼지주의보까지 겹치는 날이면 정말로 불쾌한 느낌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다만 여름철 날씨가 아무리 더워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짜증나게 하더라도 여름을 남에 있어 여름의 전령사인 우렁찬 매미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다. 또 한편으로는 도로와 접한 단지 외곽 부분에 식재돼 있는 대형 수목들 때문에 자연 발생적으로 생긴 그늘 아래에서 이따금씩 땀을 식힐 수 있어 가끔씩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아무래도 나무가 주는 안정감과 안락감을 고려할 때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고층까지 나무들이 쭉쭉 자라나서 창문을 통해 푸르름 가득한 나무들을 언제든지 바로 곁에서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상상을 해 보지만 아무리 웅장하고 큰 나무라도 그만큼의 높이만큼이나 자랄 나무가 있을리는 만무할 것이다.

필자는 어렸을 때 외갓집 바로 앞 근처 도로 가장자리에 줄지어 식재돼 있던 큰 나무들이 만들어 내던 풍성하고 아름다운 그늘이 아직도 기억 속에 생생한데 지금 돌이켜 보면 나무줄기가 두터웠던 그 나무들은 공해에 강한 플라타너스 나무였던 것으로 짐작이 된다. 주의 깊게 관찰해 보지는 않았지만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의 도로와 접한 외곽 부분에도 이러한 성향을 반영해 플라타너스 나무들이 많이 포진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분양자인 건설사가 아파트 등 공동주택 단지를 조성하면서 특히 도로와 접해 있는 단지 외곽에 울창한 나무들을 식재해 놓은 것은 행여 외관상의 이유가 일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주되게는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다.

즉 아파트 단지 중 도로에 접한 외곽 부분에 수목들을 식재하는 주된 이유는 1991년에 처음 제정된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부터 수차 개정된 현재의 위 규정 내용에 의하면 ‘공동주택을 건설하는 지점의 소음도가 소음측정기준에 의해 65㏈ 이상인 경우에는 공동주택을 철도나 고속도로, 자동차전용도로, 또는 폭 20m 이상인 일반도로 및 기타 소음발생시설로부터 수평거리 50m 이상 떨어진 곳에 배치하거나 방음벽이나 수림대 등의 방음시설을 설치해 당해 공동주택의 건설지점의 소음도가 65㏈ 미만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원래 소음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직접적으로 소음 발생 측정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의 개정 규정 흐름에 의할 때 과거와는 달리 세대 거실에서 창문을 닫고 소음 측정을 할 경우 소음 측정치 기준을 더 낮게 인정해 주는 방식 등으로 소음측정 기준치 설정 수준을 계속해서 낮추려 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단지 내 조경 식재의 경우 단지 내 각 동의 시공 계획에 따른 조경 설계도면에 따라 주목이나 관목 등 나무높이가 그렇게 높지 않은,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시각적 효과와 효율성을 극대화해 정밀하게 식재가 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반면에 단지 외곽으로 이동해 갈수록, 특히 도로와 접한 단지 외곽 부분에는 소음 발생을 저감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수림대 형성을 위해 나무 높이나 크기가 상당한 주목 및 교목 등의 수목들이 식재돼야 할 것으로 보이고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조경 식재 형태도 이와 유사하게 이뤄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로와 접해 있으면서 소음 발생 저감을 위한 수림대를 구성하는 나무들의 경우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공해에 강한 플라타너스나 은행나무, 또는 주목이 주종을 이루는 것으로 보이고 필자 주거 아파트의 경우에도 이와 마찬가지다.

여름철 더위가 과거와 같지 않게 계속해서 강렬해지는 것 같고 이와 비례해 시원한 그늘이 주는 느낌의 상쾌함도 더 커지는 것 같다. 아파트에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고마운 나무들이 불현듯 떠오르는 계절이 도래했다. 애초 이 고마운 나무들은 소음방지 저감 목적으로 식재된 것인데 이와 병행해 아파트 입주자 등에게 그늘까지 제공해 주고 있으니 이 무더운 여름도 힘겹지 않게 지낼 수 있는 것 같고 다시 한 번 소중한 나무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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