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적으로 엄청난 사건들이 이어졌던 한 주였다.
싱가포르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이 있었고, 국내에서는 지방자치선거가 치러졌으며, 러시아에서는 월드컵축구대회가 시작됐다.

그중 북미정상회담은 그야말로 역사적인 만남이었다.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담판이었다. 온 국민의 눈과 귀를 빨아들였다.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호텔에서 이뤄진 두 정상이 나눈 대화의 핵심은 ‘관계 정상화’였다. 첫 대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훌륭한 관계(excellent relationship)를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의 결과도 성공적이었다는 게 중평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70년 동안 지속돼 온 적대적 관계를 끝내는 의미를 담은 합의문에 서명을 했다. 남북 간 합의한 판문점 선언을 확인하는 동시에, 양국은 ‘새로운 관계 수립’ 추진을 약속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세상은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훗날 이 장면은 역사의 전환점으로 남을 게 분명하다. 한마디로 하면 ‘관계의 변화’다. 바야흐로 한반도가 이제 관계를 새롭게 하는 대변화의 시대를 맞게 됐다.

모든 관계는 관심에서 시작된다. 관계는 또한 관심을 먹고 자란다. 혹자는 관계란 한 번 형성되면 영원히 지속되는 ‘자동시계’가 아니라 수시로 애정과 관심으로 보살펴 주지 않으면 바로 멈춰 서 버리는 ‘수동시계’라고 말한다. 관심이 없어지면 관계는 ‘경계’로 바뀌어 진다. 관심은 애정을 먹고 관계를 만들지만 무관심은 경계를 만들고 더 나아가 벽을 만든다.

개인도 그렇고 국가도 그렇다.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도 그렇다. 그동안의 남북관계처럼 아파트 내에서의 관계 단절은 심각한 수준이다. 아파트의 벽처럼 많은 이들이 이웃과 커다란 벽을 쌓고 살았다. 때론 적대적이다. 층간소음, 층간흡연 등으로 이웃과의 관계는 악화되고, 이 관계는 단절, 충돌이라는 극단적 양태를 보이기도 했다. 적대적까지는 아닐지라도 아파트 내 연결고리의 상당 부분은 무관심에 머물러 있다.

관계는 또한 과정이다.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지속적이어야 한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 ‘안전하고 살기 좋은 아파트’를 모든 입주민들이 꿈꾼다. 그렇지만 ‘더불어 사는 따뜻한 공동체’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애정을 들이며, 각 구성원들이 노력해야 한다. 또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마음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협동과 배려가 넘치는 공동체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 관심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층간소음 같은 갈등의 해결을 위해 전문가들은 관심과 대화를 강조한다. 대화를 통해 서로의 사정을 알고, 상대 입장을 이해함으로써 쌓인 감정의 앙금을 털고 화해의 악수를 나누게 된다고 조언한다. 관심은 악화된 관계를 바로잡는 출발점이다.

이런 여건을 만드는데 만남만큼 좋은 것도 없다. 자주 만나는 기회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수시로 얼굴을 마주하고, 친절하며 배려하는 문화를 만드는 활동은 그래서 더 필요하다. 이웃과 함께 문화행사도 열고, 텃밭도 가꾸고,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는 등 다채로운 공동체 활동을 하다보면 관계가 깊어진다. 자연스레 이해의 폭도 넓어진다. 공동체 활성화는 이웃과 정을 깊게 하는 여러 공동의 공간을 만들고, 그 기능을 더욱 확대한다.

행복한 공동체, 그리고 돈독한 관계로의 변화를 위해서는 입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핵심이다.

저작권자 © 아파트관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